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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東柱의 詩 (2)

물텀벙 2010. 6. 12. 11:48

 

                                                                              

 尹東柱의 詩 (2)

            

 

21. 남쪽 하늘

제비는 두 나래를 가지었다. 시산한 가을날.....

 

어머니의 젖가슴이 그리운서리 나리는 저녁.....
어린 영(靈)은 쪽나래의 향수를 타고
남쪽 하늘에 떠돌 뿐.....

 

 

22. 내일은 없다 -어린 마음이 물은
내일 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내일은 없나니
.............

 

 

23. 눈  1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워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램이
달랑달랑 얼어요.

 

 

24, 눈  2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나리지.

 

 

25. 눈 오는 지도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국에 눈이 자꾸 나려 덮여 따라 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일년 열 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26. 눈감고 간다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부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27. 달같이

연륜이 자라듯이
달이 자라는 고요한 밤에
달같이 외로운 사랑이
가슴 하나 뻐근히
연륜처럼 피어나간다.

 

 

28. 달밤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
여윈 나무그림자를 밟으며
북망산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
고독을 반려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

 

누가 있어만 싶은 묘지엔 아무도 없고,
정적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에 폭 젖었다.

 

 

29. 닭 1

.....닭은 나래가 커도
왜 날잖나요.

 

.....아마 두엄 파기에
홀 잊었나봐.

 

 

30. 닭 2

한간 계사(鷄舍) 그 너머 창공이 깃들어
자유의 향토를 잊은 닭들이.

 

시들은 생활을 주잘대고
생산의 고로를 부르짖었다.

 

음산한 계사에서 쏠려 나온
외래종 레구홍,

 

학원에서 새무리가 밀려 나오는
3월의 맑은 오후도 있다.

 

닭들은 녹아드는 두엄을 파기에
아담한 두 다리가 분주하고.

 

굶주렸든 주두리가 바즈런하다.
두 눈이 붉게 여므도록.....

 

 

31. 돌아와 보는 밤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괴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이옵기에 .....

 

이제 창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든 길이 그대로 비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32. 둘 다

바다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끝없고
하늘도 끝없고

 

바다에 돌 던지고
하늘에 침 뱉고

 

바다는 벙글
하늘은 잠잠.

 

 

33. 또 다른 고향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는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 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34. 또 태초의 아침

하얗게 눈이 덮이었고
전신주가 잉잉 울어
하나님 말씀이 들여온다.

 

무슨 계시일까

 

빨리
봄이 오면
죄를 짓고
눈이 밝아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과 잎사귀로 부끄런 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   (1941.5.31)

 

 

35. 만돌이

만돌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전보대 있는 데서
돌짜기 다섯 개를 주웠습니다.

 

전보대를 겨누고
돌 첫개를 뿌렸읍니다.
.....딱.....
두개째 뿌렸읍니다.
.....아뿔사.....
세 개째 뿌렸읍니다.
.....딱.....
네 개째 뿌렸읍니다.
.....아뿔사.....
다섯 개째 뿌렸읍니다.
.....딱.....

 

다섯 개에 세 개......
그만하면 되었다.
내일 시험
다섯 문제에 세 문제만 하면--
손꼽아 구구를 하여봐도
허양 육십 점이다.
볼 거 있나 공차러 가자.

 

그 이튿날 만돌이는
꼼짝 못하고 선생님한테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그렇잖으면 정말
육십 점을 받았을까요.

 

 

36. 명상

가츨가츨한 머리칼은 오막살이 처마끝
쉬파람에 콧마루가 서운한 양 간질키오.

 

들창같은 눈은 가볍게 닫혀
이밤에 연정은 어둠처럼 골골히 스며드오.

 

 

37. 모란봉에서

앙당한 소나무 가지에
훈훈한 바람의 날개가 스치고

 

얼음 섞인 대동강물에
한나절 햇발이 미끌어지다.

 

허물어진 성터에서
철모르는 여아들이

 

저도 모를 이국말로
재잘대며 뜀을 뛰고
난데없는 자동차가 밉다.

 

 

38. 못 자는 밤

하나, 둘, 셋, 넷
...............
밤은
많기도 하다.

 

 

39. 무서운 시간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프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

 

 

40. 무얼 먹고 사나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어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어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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