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나 제삿날 제수를 마련하는 까닭.
제사나 명절날 그렇게 정성껏 제수를 마련하여 올리는데 정말로 조상님이 오셔서 그 음식을 드시는 걸까? 아니, 과연 하늘에 조상님이 참으로 계시는 것일까?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생일(生日)이 있다. 우리의 생일이라는 것은 천상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육신을 가지고 지상에 다시 태어난 날을 말한다. 반면 제삿날은 지상의 삶을 정리하고 천상에 다시 태어난 날, 즉 천상의 생일인 것이다.
조상님들은 육신은 없지만 천상에서 계속 살아가고 계시는 것이다. 제사를 모시는 것은 돌아가신 날을 기리는 것이지만 또한 천상의 생일을 축복해 주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천상의 조상님들은 제삿날이 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후손들이 차려주는 제삿상을 받으러 오신다.
그리고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제삿상에 올린 음식에 깃든 기운을 섭취하신다. 제사음식이 다른 음식보다 약간 푸석푸석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이러한 조상 제사문화는 같은 동양문화권내에서도 한국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동양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유교의 종주국이었던 중국은 일단 국가적 차원에서 종교활동이나 제례문화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제삿날이 되면 시골이나 일부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조용히 모실뿐 문화혁명 이후로는 거의 사라졌으며, 설날 때 중국인들이 고향을 찾아 대대적으로 이동하는 것도 단지 신년이라는 의미에서 가족들과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의미가 더 크다.
일본은 제삿날이나 명절이 되면 공도묘지에 가서 납골묘에 안치된 유골을 닦아드리거나 비석을 닦아드리고 꽃을 올리는 풍습은 있지만 제사의식은 없다. 단지 일본은 대부분이 불교신앙이라 집안에 불단을 모시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신주'라 하여 국조인 천조대신과 지방신을 모시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조상님을 잘 모시는 민족인 것이다. 그리고 후손이 조상을 잘 모시는 만큼 조상들도 천상에서 늘 자손들을 보살피고 자손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계신다. ☆ 최병화의 제사 이야기에서 옮김. |
'제례 범절 > 제례. 상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묘(省墓)하기 (0) | 2008.09.11 |
---|---|
제례 음식준비. (0) | 2008.09.11 |
기제사(忌祭祀)와 차례[茶禮]의 차이점 (0) | 2008.09.10 |
추석의 유래 (0) | 2008.09.10 |
제주(祭主)와 참사자(參祀者) (0) | 2007.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