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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東柱의 詩 (6)

물텀벙 2010. 6. 12. 11:53

 

                                                                              

 尹東柱의 詩 (6)

            

 

101. 풍경

봄바람을 등진 초록빛 바다
쏟아질 듯 쏟아질 듯 위태롭다.

잔주름 치마폭의 두둥실거리는 물결은
오스라질 듯 한끝 경쾌롭다.

마스트 끝에 붉은 깃발이
여인의 머리칼처럼 나부낀다.

이 생생한 풍경을 앞세우며 뒤세우며
외--ㄴ하로 거닐고 싶다.

---우중충한 5월 하늘 아래로
---바닷빛 포기포기에 수놓은 언덕으로.

 

 

102. 한난계(寒暖計)

싸늘한 대리석 기둥에 모가지를 비틀어 맨 한난계,

문득 들여다 볼 수 있는 운명한 오척육촌(五尺六寸)의 허리 가는 수은주,
마음은 유리관보다 맑소이다.

혈관이 단조로워 신경질인 여론동물(與論動物),
가끔 분수(噴水)같은 냉(冷)침을 억지로 삼키기에
정력을 낭비합니다.

영하(零下)로 손가락질 할 수돌네 방처럼 치운 겨울보다
해바라기 만발한 팔월(八月) 교정이 이상(理想)곺소이다.
피끓을 그날이------

어제는 막 소낙비가 퍼붓더니 오늘은 좋은 날씨올시다.
동저고리 바람에 언덕으로, 숲으로 하시구려---
이렇게 가만 가만 혼자서 귓속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는 아마도 진실한 세기의 계절을 따라
하늘만 보이는 울타리 안을  뛰쳐,
역사 같은 포지션을 지켜야 봅니다.     <1937.7.1>

 

 

103. 해바라기 얼굴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온다.

 

 

104. 햇비

아씨처럼 나린다
보슬보슬 햇비
맞아 주자 다 같이
  옥수숫대처럼 크게
  닷자 엿자 자라게
  햇님이 웃는다
  나 보고 웃는다.

하늘다리 놓였다
알롱알롱 무지개
노래하자 즐겁게
  동무들아 이리 오나
  다 같이 춤을 추자
  햇님이 웃는다
  즐거워 웃는다

 

 

105. 햇빛.바람

손가락에 침 발러
쏘옥 쏙 쏙
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
문풍지를
쏘옥 쏙 쏙

아침에 햇빛이 반짝

손가락에 침발러
쏘옥 쏙 쏙
장에 가신 엄마 돌아오나
문풍지를
쏘옥 쏙 쏙

저녁에 바람이 솔솔.

 

 

106. 호주머니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107. 황혼

햇살은 미닫이 틈으로
길죽한 일(一)자를 쓰고......지우고......

까마귀 떼 지붕 우으로
둘, 둘, 셋, 넷, 자꼬 날아 지난다.
쑥쑥, 꿈틀꿈틀 북쪽 하늘로

내사......
북쪽 하늘에 나래를 펴고 싶다.

 

 

108. 황혼이 바다가 되어

하로도 검푸른 물결에
흐느적 잠기고......잠기고......
저--왼 검은 고기 떼가
물든 바다를 날아 횡단할고.

낙엽이 된 해초
해초마다 슬프기도 하오.

서창에 걸린 해말간 풍경화.
옷고름 너어는 고아(孤兒)의 서름.

이제 첫 항해하는 마음을 먹고
방바닥에 나뒹구오......뒹구오......
황혼이 바다가 되어
오늘도 수많은 배가
나와 함께 이 물결에 잠겼을 게오.  
(1937.1.)

 

 

109. 흐르는 거리

으스럼히 안개가 흐른다. 거리가 흘러 간다. 저
전차, 자동차, 모든 바퀴가 어디로 흘리워 가는 것
일까? 정박할 아무 항구도 없이, 가련한 많은 사
람들을 실고서, 안개 속에 잠긴 거리는

거리 모퉁이 붉은 포스트상자를 붙잡고 섰을라
면 모든 것이 흐르는 속에 어렴풋이 빛나는 가로
등, 꺼지지 않는 것은 무슨 상징일까? 사랑하는
동무 박(朴)이여! 그리고 김(金)이여! 자네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끝없이 안개가 흐르는데

'새로운 날 아침 우리 다시 정답게 손목을 잡아
보세' 몇자 적어 포스트 속에 떨어뜨리고, 밤을
세워 기다리면 금휘장(金徽章)에 금단추를 삐었고
거인처럼 찬란히 나타나는 배달부, 아침과 함께
즐거운 내임, 이 밤을 하염없이 안개가 흐른다.

 

 

110. 흰 그림자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로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검의 옮겨지는 발자취소리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든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든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든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하로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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